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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근골격계

계단에서 헛디뎌 다친 무릎, 사고일까? 질병일까?

계단에서 헛디뎌 다친 무릎, 사고일까? 질병일까? S코드와 M코드의 비밀



“현장에서 계단을 내려가다 헛디딘 후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건 사고이니 당연히 산재가 되겠죠?”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지만, 산업재해의 세계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특정 사건 이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노무법인 이산에서는, 계단을 헛디뎌 발생한 무릎 부상으로 S코드(사고성 상병코드) 진단을 받았음에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한 토목공의 사례를 통해 S코드와 M코드(질병성 상병코드)의 숨겨진 의미와 산재 인정의 실무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Ⅰ.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약 26년간 도로의 경계석을 설치하는 토목공으로 일해오셨습니다.

오랜 기간 쪼그려 앉아 무거운 경계석을 다루는 작업을 반복해 온 그는, 2023년 12월경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딘 후 우측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병원에서는 ‘우측 슬관절 원위 대퇴골 외과 골연골 골절 및 찢김’을 포함해 반월연골판 찢김, 관절연골장애 등 여러 진단을 내렸고, 이 중 ‘우측 슬관절 원위 대퇴골 외과 골연골 골절 및 찢김’에 대해서는 사고를 의미하는 S코드가 부여되었습니다.



Ⅱ. 사건의 쟁점 및 해결방법


1. S코드 진단서, 산재 인정의 보증수표일까?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계단을 헛디뎠다’는 명확한 사건과 그로 인해 부여된 S코드 진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환자가 통증을 느끼게 된 계기를 바탕으로 진단 코드를 부여합니다. 의뢰인의 경우처럼 특정 사건을 이야기하면, 의사는 그 사건을 원인으로 보고 S코드를 기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산재에서 ‘업무상 사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2. ‘낡은 밧줄’의 비유: 누적된 손상과 최후의 일격

이러한 상황은 ‘낡은 밧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무게를 버티며 삭을 대로 삭은 밧줄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밧줄은 가벼운 충격에도 ‘툭’하고 끊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밧줄이 끊어진 원인이 마지막에 가해진 ‘가벼운 충격’일까요, 아니면 그동안 누적된 ‘삭은 상태’일까요?

근골격계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뢰인의 무릎은 장기간의 토목 작업으로 인해 이미 연골과 연골판이 심하게 닳아 있는 ‘낡은 밧줄’과 같은 상태였습니다. ‘계단을 헛디딘 사건’은 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무릎에 통증을 발현시킨 ‘방아쇠’였을 뿐,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3. 산재 심사의 실무: 코드가 아닌 ‘소견’을 본다

산재 심사 실무에서는 진단서의 S코드나 M코드보다, MRI 등 영상 자료에 나타난 ‘의학적 소견’을 더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내부 자문의사들을 통해 영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여, 해당 병변이 사고로 인한 ‘급성 소견’인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퇴행성 소견’인지를 판단합니다.

많은 근로자분들이 명확한 사고가 있었다고 생각해 ‘사고’로 산재를 신청했다가, MRI 상 급성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승인되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 역시, 비록 S코드 진단이 있었지만 MRI 상 소견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퇴행성 변화가 명확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사고’가 아닌, 장기간의 업무 부담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으로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었습니다.



Ⅲ. 사건수행 결과

의뢰인의 26년간의 작업 이력과 무릎 부담 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계단을 헛디딘 사건은 단지 통증을 유발한 계기일 뿐 근본 원인이 아님을 주장하였습니다.

그 결과, 위원회는 S코드가 포함된 진단에도 불구하고 이를 업무상 ‘사고’가 아닌 ‘질병’으로 판단하여, 신청한 3가지 상병 모두를 업무상 질병으로 최종 승인하였습니다.



Ⅳ. 산재전문노무사 의견

이번 사례는 산재 인정의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근로자가 느끼는 통증의 계기와 의학적인 질병의 원인은 다를 수 있으며, 진단서의 코드 하나만으로 사건의 성격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특정한 사건 이후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섣불리 ‘사고’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그 이면에 수년, 수십 년간의 고된 노동의 역사가 있다면, 그것은 ‘질병’의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그 첫걸음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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